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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프로젝트 아리가또 올라(나홀로 일본 스페인 여행) - 여행후기

지난 5월 6월을 뜨겁게 달구었던 일본, 스페인 여행이 끝난 지 어느 덧 두달이 되었습니다.

 

벌써 두달이 지나가다니, 세월은 정말 빠르기만 하네요.

 

 

여행을 다녀와서 마지막 날 일정을 올리는 데 한달이 걸리더니만..

후기를 작성하는 데는 또 두달이 걸려버렸습니다.

 

 

학회에 발표할 논문 쓰느라, 학기 진행하느라, 집에선 애들이랑 놀아주느라 시간이 많이 부족했네요.

 

 

그래서 역시 여행기는 쓸 수 있을 때 써야 합니다. 미루면 끝도 없네요..

 

 

그렇게 프로젝트 아리가또 올라를 정리하는 후기를 이제 시작합니다.

 

 

이번 후기는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입니다.

 

 

그냥 지나가다 인사만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짧은 시간에도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깊은 주제로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사실 별 거 아니라 생각될 수도 있지만, 여행 중에 어떤 사람들과 어디서 만나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오래 기억하기 위해 후기에 한 번 적어보려 합니다.

 

 

 

여행 1일차~

 

http://lsaber.tistory.com/63

 

 

 

- 만난 사람 : 세 모녀

 

- 만난 장소 : 오사카 공항에서 난바역으로 가는 기차 안

 

- 사건 개요

 

일본은 처음이라 약간 두리번거리며 기차 타는 곳을 찾다 시내로 나가는 기차를 탔는데요, 제가 탈 땐 저 상태여서 편하게 자리에 앉았는데, 곧 점점 자리가 차 가더군요. 그 때 막 기차로 들어오는 세 여자. 딱 봐도 한국분인 것 같아서 자리를 찾는 그분들에게 "여기 앉으세요~" 하며 제가 살짝 옆으로 비켜드렸더니 "고맙습니다~" 하며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지금은 모녀라는 걸 알지만 그 땐 파악이 잘 안됐습니다. 50대로 추정되는 어머님과 20대 중반 여성, 그리고 여자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모임이어서 삼대라고도 생각이 들 정도였거든요. 아무래도 가운데 낀 20대 여성분과 초등학생의 관계가 궁금했습니다. 이모 조카인가??

 

- 주 대화 내용 (저와 20대 여성분의 대화입니다)

 

여자분 : "일본은 자주 와 보셨어요?"

 

저 : "아뇨, 이번이 처음이에요. 처음인데 혼자와서 좀 헤깔리는데, 이 기차가 시내로 가는 기차 맞지요?"

 

여자분 : "네, 맞아요. 숙소가 어디신데요?"

 

저 : "우메다역 근처에요"

 

여자분 : "아, 그러면 난바역에서 갈아타시면 되겠네요. 저희는 난바역 근처에 숙소가 있어요"

 

저 : "우와.. 잘 아시네요~ 일본 자주 와보셨나봐요?"

 

어머님 : "얘가 일본어도 좀 하고, 혼자서 일본도 자주 왔었어요~"

 

저 : "아.. 그러시구나, ㅎㅎ 세분은 가족여행 오셨나봐요.. 어머니랑 조카랑 오신건가봐요?"

 

여자분 : "아뇨, 저희 엄마시고, 제 동생이에요 ㅋㅋ"

 

저 : "우와!! 어머니 늦둥이 보셨나봐요~"

 

어머님 : "애들이 차이가 좀 나요~ 호호."

 

저 : "어린 동생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ㅎㅎ"

 

여자분 : "재밌어요 ㅋㅋ 혼자 오신 걸 보니 학생이신 것 같은데 학생이실 때 여행 많이 다니세요~"

 

저 : "네.. 그래야죠.." (38세 유부남은 학생취급 해 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

 

- 헤어짐

 

난바역이 목적지인 세 모녀와 달리 저는 난바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고 우메다역까지 가야 해서, 아쉽게도(?) 헤어져야만 했습니다 ㅠㅜ.

일본어가 유창한 큰따님이 길 찾는 걸 도와줘서 수월하게 지하철 갈아탈 수 있었네요.

저는 도와줄 수 있는 게 힘 뿐이어서 계단 오르락거릴 때 캐리어 들고 운반해드렸습니다. ^^

 

첫 만남부터 기분이 좋네요. 이번 여행 시작부터 느낌이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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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일차~

 

http://lsaber.tistory.com/64

 

 

 

- 만난 사람 : 대학생

 

- 만난 장소 : 산타 마리아호 갑판 위

 

- 사건 개요

 

혼자 하는 여행이라 그런지, 남자 여자를 불문하고 혼자 온 사람들이 눈에 잘 보입니다. ㅎㅎ

산타 마리아호 갑판 위에서 혼자 돌아다니며 사진찍고 구경을 하는데, 한국분임이 확실한 어느 여성분이 혼자서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고 계시더군요. 그분도 제가 한국사람임을 확신하셨는지 ㅋㅋ 사진 좀 찍어달라 요청을 하셔서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주 대화 내용

 

여자분 : "한국분이시죠?"

 

저 : "네... 한국 사람은 티나나봐요"

 

여자분 : "사진 좀 찍어주실 수 있나요?"

 

저 : "네~ 찍어드릴께요~"

 

촬영 후...

 

여자분 : "그런데 혼자오셨어요?"

 

저 : "네.. 어쩌다 보니 혼자 오게 되었네요 ㅎㅎ 혼자 오셨죠?"

 

어머님 : "네.. 저도 혼자 왔어요.. 어디어디 가보셨어요 오늘?"

 

그래서 여기 저기 가본 곳을 나열하기 시작.. 그리고 여자분도 본인이 가본 곳을 나열하기 시작하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서로 거의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제가 갈 곳을 이미 보셨고, 제가 간 곳을 가려고 하는 상황..

자연스럽게 각 여행지의 장단점을 서로 설명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저 : "그럼 배 내리면 어디로 가실거에요?"

 

여자분 : "전 대관람차 타려구요~"

 

저 : "우와!! 저 방금 타고 왔는데, 꼭 타세요. 정말 좋아요~" 

기타등등.. 서로 가본 곳 얘기

 

- 헤어짐

 

불행인지 다행인지, 서로 가고자 하는 곳도 다르고, 동선도 반대여서 산타 마리아호에서 내리자 마자 헤어졌습니다.

여행 재밌게 하시라는 말과 함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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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3일차~

 

http://lsaber.tistory.com/65

  

 

 

 

- 만난 사람 : 바르셀로나 호텔 주인 딸

 

- 만난 장소 : Case de Antonio Petit Hotel 로비

 

- 사건 개요

 

헛.. 호텔 방 키를 받아서 쉬다가, 잠깐 외출을 한다는 게 방 열쇠를 방에 두고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이 호텔은 일반적인 규모의 호텔은 아니었고, 건물 한 층을 개조해서 쓰는 부티크 호텔 개념이어서.. 사장님이 호텔 로비에 머무는 시간은 오로지 오후 7시까지.. ㅠㅜ

사장님이 일 생기면 전화하라고 일러준 전화로 전화해서 사정을 설명하니 사장님이 오시겠답니다. 그래서 기다렸더니 30분쯤 뒤 사장님 딸(스페인 금발 미녀)이 도착..

 

- 주 대화 내용

 

사장님 딸 : "키 잃어버린 사람 맞아요?"

 

저 : "네... 아니오.. 잃어버린 건 아니고, 방에 두고 문 잠그고 나왔어요"

 

사장님 딸 : "잠깐만요 열어줄게요~" 하며 문을 후딱 열고

 

저 : "고맙습니다~ 그라시아스~"

 

사장님 딸 : "데나라~ 어디 가려구요?"

 

저 : "네.. 까탈루냐 광장 구경가려구요~"

 

사장님 딸 : "ㅎㅎ 지금 가면 딱 좋죠.. 어딘 줄 알아요? 나도 그 방향인데 알려줄께요"

 

저 : "그라시아스~"

 

그렇게 사장님 따님과 함께 까탈루냐 광장까지 걸어가며 이런 저런 얘기 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많이 모르더군요.. 당연한건가 ㅠㅜ

 

- 헤어짐

 

광장에서 사장님 따님은 지하철을 탔고, 저는 주변 산책을 더 하다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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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4일차~

 

http://lsaber.tistory.com/66

  

 

 

 

 

- 만난 사람 : 후배 신혼부부

 

- 만난 장소 : 후배가 묵던 호텔

 

- 사건 개요

 

결혼 후 유럽 신혼여행을 온 후배와 정말 우연하게도 조우.

사실 조우 자체가 우연한 건 아니었습니다. 출국 전에 이미 이 신혼부부가 저와 바르셀로나 일정이 겹치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다만 신혼부부에게 누가 될 것 같아 접촉을 꺼렸는데, 어쩌다 보니 하루동안 같이 여행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 주 대화 내용

 

후배 : "독거노인 우리가 거둬준다. 같이 다니자"

 

저 : ".... 그라시아스"

 

- 헤어짐

 

몬세라트 수도원을 같이 관광하다, 바르셀로나 시내에서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헤어졌다 저녁식사 할 때 다시 만나서 저녁도 얻어먹었습니다?? (OMG.. 민폐 갑 ㅠㅜ)

사실 얻어먹을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고, 당연히 제가 사려고 했는데 신혼부부가 미리 계산해놨더군요.

나중에 맛있는 거 사줘야겠습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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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5일차~

 

http://lsaber.tistory.com/67

  

 

 

 

 

 

- 만난 사람 : 그라나다 야간열차를 타려던 한국인 무리

 

- 만난 장소 : 바르셀로나 산츠역

 

- 사건 개요

 

산츠역에 일찍 도착해서 역을 좀 둘러본 뒤에 위에 있는 저 발권기에서 표를 뽑아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데, 한 한국 여성분이 저를 빼꼼히 보다가 오셔서 표를 어디서 받았냐고 물어보시네요. 그런데 그 물어보시던 시점이 이제 곧 탑승을 해야 하는 시점이어서.. 제가 발권을 좀 도와드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국말로 대화를 좀 하니, 주변에 있던 다른 한국 사람들도 모여드는 현상이 ㅋㅋ

 

- 주 대화 내용

 

여자 1 : "한국분이시죠?? 그 표 어디서 받으셨어요? 전 휴대폰으로 탑승번호만 있는데"

 

저 : "아.. 이거요? 저기 저 코너 돌아가면 발권기가 있는데 거기서 받아왔어요.."

 

여자 1 : "아, 그래요? 그럼 제 짐좀 잠깐만 봐주세요. 저도 가서 받아올께요.. 저쪽으로 가면 되나요?"

 

저 : "그럼 전화기를 절 주시고 대신 제 짐을 봐주세요. 곧 탑승하니까 위치를 아는 제가 다녀올께요"

 

여자 1 : "그래주시면 고맙죠. 여기 제 휴대폰이요.. 짐은 제가 봐드릴께요"

 

그래서 표를 발권하여 가져다 드리고 자연스럽게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여자 1 : "혼자 오셨나봐요? 며칠째세요?"

 

저 : "그쪽도 혼자 오신 것 같네요 ㅎㅎ 전 오늘이 3일째에요"

 

여자 1 : "전 한 달 넘었어요~ ㅎㅎ"

 

저 : "와.. 한달 넘게 혼자 여행하신 거에요? 대단하다. 그라나다는 알함브라 예약 하고 가세요?"

 

여자 1 : "예약 못했어요.. ㅠㅜ 가고 싶었는데"

 

저 : "저도 굉장히 어렵게 예약했어요.. ㅠㅜ 아쉬우시겠네요"

 

이렇게 한국말로 얘기하고 있자니.. 주변에 다른 한국인들이 합류합니다. ㅎㅎ

 

영국 유학중에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 온 모녀와

저처럼 혼자 여행중인 청년을 만났습니다.

 

어떤 계기로 여행을 히작했는지, 얼마나 여행했는지에 대해 애기를 하다 기차를 타게 되었네요.

 

청년과는 또 우연히 같은 객차더군요. 청년이 와서

 

청년 : "혹시 물 마시려면 어디로 가야 되는지 아세요?"

 

라고 묻길래 가지고 있던 물 하나를 주며 "이거 마셔요~" 그랬더니 청년이 해준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고맙습니다. 복 받으실 거에요~"

 

- 헤어짐

 

그라나다에 도착해서 여자 1은 버스를 타고 근처 소도시 (어딘지 기억이 안납니다)로 이동했고,

모녀, 청년과는 역에서 나와 같은 목적지 (알함브라 궁전)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알함브라 행 버스를 기다리는 도중.. 어떤 민폐 중국 관광객 덕분에 저만 표를 구매하지 못해서 버스를 놓치는 불상사가 ㅠㅜ

 

결국 모녀, 청년과 헤어져 저만 따로 알함브라 궁전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헤어지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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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6일차~

 

http://lsaber.tistory.com/68

  

  

 

 

  

- 만난 사람 : 그라나다 천사 할머니

 

- 만난 장소 : 그라나다 기차역 앞 버스정류장

 

- 사건 개요

 

 같이 버스를 기다리던 한국인 모녀, 청년과 헤어지고 난 뒤 혼자서 알함브라 궁전을 찾아가려고 하는데, 그라나다는 구글맵으로 대중교통 검색이 안되는 겁니다. (2015년 6월 기준)

으아아.. 뭘 타고 가야하지??? 고민하다 주변에 있는 현지인들에게 가는 길을 물어봤는데 그 때 도와주신 분입니다.

 

- 주 대화 내용

 

저 : "아이 원투 고 알함브라 팰리스"

 

스페인 사람 1 : "알함브라?"

 

저 : "알함브라!"

 

스페인 사람 2 : "알함브라!!!!!"

 

스페인 사람 3(할머니) : "알함브라!!" 하면서 자기를 손짓으로 가리킵니다. "알함브라!!" 또 한 번..

 

아.. 몇 단어 나누진 못했지만.. 본능적으로 느겼죠.. '저 분 알함브라 가시는구나..'

그렇게 할머니를 바로 따라가서 알함브라 궁전에 가는 데 성공합니다.

 

할머니는 저와 같이 알함브라 궁전까지 가주는 친절함을 보여주셨습니다.

 

내리면서 "그라시아스~"를 연신 외쳤는데 손만 뒤로 흔들며 "데나라~" 하고 가셨던 할머니.. 덕분에 알함브라 궁전 구경 정말 잘 했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 헤어짐

 

할머니는 할머니 가실 길로.. 저는 알함브라 궁전으로 들어가면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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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7일차~

 

http://lsaber.tistory.com/69

  

  

 

 

  

- 만난 사람 : 배낭여행 중인 남매, 사표쓰고 여행 온 직장인

 

- 만난 장소 : 그라나다 역

 

- 사건 개요

 

그라나다에서 론다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그라나다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역무원은 기차가 아닌 버스를 타라고 안내합니다. 몇 번이나 버스가 맞는지 물어봐도 설명 없이 버스를 타라고만 하니.. 답답해 하던 찰나.. 한국남녀 한쌍이 보여 상황파악을 위해 말을 걸었습니다.

 

- 주 대화 내용

 

저 : "혹시 어디로 가세요? 전 론다 가는 기차타러왔는데 왜 이 버스 타라고 하는지 아세요? ㅠㅜ"

 

남녀 : "저희는 세비야 가는데요, 저희도 기차 타는 줄 알고 있었는데 이 버스를 타라고 하네요. 플랫폼 번호가 저희랑 같으니 아마 맞을 것 같아요.. 버스로 다른 역에 이동한 다음 기차 타는 걸로 알고 있어요~"

 

저 :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다음 역에 도착해서 기차가 오기 전까지 얘기를 좀 더 했습니다.

둘은 연인사이는 아니고 배낭여행중인 남매지간이라 하더군요.

 

부부나 연인이 아닌, 남매지간의 배낭여행도 참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렇게 셋이서 한국말로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멋지게 차려입은 남자분 한 분도 합류하십니다. (옷이 멋졌어요 정말)

 

남자분 : "한국분들이시네요.. 반갑습니다~"

 

하며 네명이서 이야기를 시작.

그라나다에서 나오는 저희와 달리 그라나다로 들어가는 분이셨습니다.

 

이직을 준비하며 현재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려운 결정일텐데 그런 결정 흔쾌히 하는 것도 멋져보였습니다.

 

남자분 : "다들 대도시 가면 조심하세요. 전 마드리드 역에서 소매치기 당했어요.. 정말 잠깐인데 잠깐 한눈 판 사이에 가방을 그대로 가지고 가버렸어요 ㅠㅜ"

 

모두에게 소매치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 헤어짐

 

모두 각자의 기차/버스를 타며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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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8일차~

 

http://lsaber.tistory.com/70

  

  

 

 

  

- 만난 사람 : 미국 배낭여행객 2명 (여성)

 

- 만난 장소 : 론다 버스터미널

 

- 사건 개요

 

론다에서 세비야행 버스를 타기 위해 들른 버스터미널에서 버스 기다리며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 주 대화 내용

 

미국녀 : "오늘 참 덥다 그치?"

 

저 : "그러게, 어디서 왔어? 너희도 세비야 버스 기다리는 중이지?"

 

미국녀 : "ㅇㅇ 우리도 세비야 감. 우리는 미국에서 왔어, 너는?"

 

저 : "미국이야? ㅎㅎ 난 한국에서 옴. 나 올해 1월 2월에 미국 갔었는데.. 너흰 미국 어디 출신이야?"

 

미국녀 : "정말? 미국 왔었구나. ㅎㅎ 우린 마이애미에서 왔어. 미국 어디 다녀왔어?"

 

저 : "페어뱅크스, 알라스카...." ㅋㅋ 제가 말하고도 참 어이가 없더군요. 알라스카와 마이애미라니 ㅡㅡ;

 

미국녀 : "페어뱅크스???? 1월에??? 거길 왜??? 오질나게 추웠을텐데..?"

 

저 : "응.. 추웠어 정말 오질나게.. ㅠㅜ 다른 건 없고 오로지 오로라 보러 갔드랬지"

 

미국녀 : "오로라.. 봤어??"

 

저 : "응, 봤지.. 정말 끝내주는 경험이었어. 난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뤘다구. 하하하.. 알라스카 가봤어?"

 

미국녀 : "아니, 알라스카 못 가봤어.. ㅠㅜ 알라스카만 갔었어? 미국 다른 덴 안가보고?"

 

저 : "응.. 시애틀이랑 샌프란시스코랑 엘에이랑 산호세랑.. 아, 베가스도 갔었고, 요세미티랑 그랜드 캐년도.. ㅎㅎ"

 

미국녀 : "미국에 얼마나 있었는데??"

 

저 : "3주 정도 있었어.."

 

미국녀 : "3주만에 그렇게 다니는 게 가능해??? 시애틀은 나도 못가봤는데.. 너 대단하다"

 

.... 그러고 보니 3주 동안 정말 많이도 돌아다녔네요.. 허헐..

 

- 헤어짐

 

세비야행 버스를 타며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세비야 시내버스 티켓 판매기에서 한 번 더 만나긴 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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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9일차~

 

http://lsaber.tistory.com/71

  

  

 

 

  

- 만난 사람 : 스페인 할아버지

 

- 만난 장소 : 슈퍼마켓 앞 벤치

 

- 사건 개요

 

마트에서 장 보고 너무 목이 말라 마트 앞 벤치에서 맥주 한 캔 마시고 출발하려다 옆에 계신 할아버지와 얘기를 잠깐 했습니다.

 

- 주 대화 내용

 

할아버지 : "참 덥지?"

 

저 : "네.. 정말 덥네요.. 너무 더워서 하나만 마시려구요"

 

할아버지 : "그래.. 어디서 왔나?"

 

저 : "한국에서 왔어요~"

 

할아버지 : "그렇구만.. 그ㅡ럼 안전한 여행 하게~"

 

- 헤어짐

 

안전한 여행을 하라고 하시며 자리를 뜨셔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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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0일차~

 

http://lsaber.tistory.com/72

  

  

 

 

 

  

- 만난 사람 : 미국인 노부부

 

- 만난 장소 : 레스토랑 La Sanabresa

 

- 사건 개요

 

스페인 다녀온 후배가 강력추천해 준 마드리드의 레스토랑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만났습니다. 식당 오픈시간보다 조금 빨리 도착해서 기다리다 식당 앞에서 얘기를 시작했는데, 밥을 먹을 때도 옆에 앉아서 정말 길게 대화했네요.

 

- 주 대화 내용

 

노부부 : "오래 기다리네요. 그렇죠?"

 

저 : "네.. 저도 일찍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도 후배가 꼭 가보라고 하더라구요"

 

노부부 : "우리 언니도 이 레스토랑을 추천해줬어요. 정말 맛있는 집이라고"

 

저 : "정말 맛있는 집인가봐요. 기대가 되네요 ㅎㅎ"

 

노부부 : "어디서 왔어요? 일본? 한국?"

 

저 : "어... 사실 둘 다 맞아요~ 한국 사람인데 일본에서 비행기 타고 왓어요~ 잘 맞추시네요 ㅎㅎ"

 

노부부 (할아버지) : "이 사람이 원래 그런 건 잘 맞춰요~ 껄껄껄"

 

그렇게 얘기를 하며 기다리다 식당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노부부 (할머니) : "괜찮으면 우리 옆 테이블에서 같이 먹을래요? 합석으로 방해하진 않을게요. 옆자리에서 얘기하며 먹어요~"

 

저 : "좋죠~ 제가 방해하는 것만 아니면요.."

 

옆에 앉아서 정말 많은 얘기.. 이런 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가족 얘기, 가족이 있는데 왜 혼자 여행중인지에 대한 얘기, 미국의 팁 문화에 대한 얘기, 올해 다녀온 미국 얘기 등등

 

이 노부부 역시 제 미국여행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제가 들렀던 곳에 대한 얘기를 들으며.. 알라스카는 본인들도 못 가봤지만, 죽기 전까지 오로라를 꼭 보러 가겠다고 하시더군요.

 

미국에서 제가 들렀던 곳 중, 아리조나에서 왔다던 그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곳은 레이크 하바수 시티였습니다.

 

레이크 하바수 시티를 갔다왔다고 하니 굉장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노부부 : "레이크 하바수 시티를 갔다왔다구요??? 혹시 한국에서 거기가 유명한가요?"

 

저 : "아뇨..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봐야해요. 어디 갔다왔다고 얘기해도 못 알아듣는 사람들이 더 많아요"

 

노부부 : "그런데 어떻게 가게 된거에요?"

 

저 : "그랜드 캐년에서 LA가는 길에 도시가 있길래 하루 묵어갔어요. 한적하고 좋은 곳이던걸요?"

 

노부부 : "거긴 정말 이상한(Weird) 도시라우 혹시 못 느꼈어요?"

 

저 : "사실 저희 부부도 좋기는 했지만 뭔가 이상하기는 했어요.. 젊은 사람들이 거의 없고, 아시아인과 흑인이 없더라구요"

 

노부부 : "맞아요.. 사실 레이크 하바수 시티는 노부부들이 노년을 보내기에 좋은 곳이지 젊은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아니어서.. 우리 부부는 그 도시에 너무 늙은이들만 있어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우. 호호호. 그나저나 한번 미국에 가서 알라스카랑 레이크 하바수 시티를 방문하다니.. 그런 사람도 별로 없을 거유.."

 

그러고 보니 뭔가 그럴 것 같기는 합니다. ㅡㅡ;

 

 

- 헤어짐

 

식사 시간내내 즐거운 대화를 하고, 서로의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헤어졌습니다.

 

현지인도 아니고, 여행 온 여행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악수와 함께 어머니처럼 따뜻한 포옹까지 해주셨네요.

좋은 음식을 먹으며 유쾌한 대화를 나누어서, 여행의 가장 기분 좋은 추억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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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1일차~

 

http://lsaber.tistory.com/74

  

   

 

 

  

  

- 만난 사람 : 스페인 교포

 

- 만난 장소 : 그란비아 캠퍼 매장

 

- 사건 개요

 

역시 스페인 다녀온 후배가 아내 선물용으로 강력추천해 준 캠퍼 신발 매장에서 만났습니다.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등장하셔서 정말 놀랐구요, 정말정말 아름다운 분이었습니다. @.@ 아내 신발 사이즈 선택을 도와주셨네요.

 

- 주 대화 내용

 

드레스녀 :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저 : "한국분이세요???"

 

드레스녀 : "네.. 한국분 맞으시네요, 찍었는데 ㅋ"

 

저 : "아.. 혹시 유학생이신가요? 스페인어를 잘 하시던데.."

 

드레스녀 : "전 여기서 태어났어요~"

 

저 : "아.. 그러시구나"

 

드레스녀 : "어떤 신발 찾으시는데요?"

 

저 : "당신 발에 꼭 맞는 신발이요~"

"와이프 선물할 신발이요~"

 

드레스녀 : "아~ 그러시구나.. 이 신발은 어때요?"

 

저 : "예쁘긴 한데, 스타일이 좀 과하진 않을까요?"

 

드레스녀 : "아니에요~ 과하지 않고 좋아하실 걸요?"

 

하며 한 번 신어보시는데.. 드레스와 함께 그 자태가 정말.. 여신포스!!

 

드레스녀 : "어때요? 괜찮죠??"

 

저 : "신발이 주인을 만났네요. 제가 계산할께요"

"우와~ 괜찮네요. 와이프한테도 잘 어울리겠어요~"

 

드레스녀 : "아내분 사이즈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저 : "240으로 알고 있어요~"

 

드레스녀 : "그럼 사이즈도 이게 딱 맞으실거에요, 저도 한국신발은 240 신거든요."

 

저 : "그럼 이거 가져가세요"

"우와~ 감사합니다. 그럼 아내한테 이거 사주면 되겠네요~"

 

드레스녀 : "네, 이거 괜찮으실거에요 ^^"

 

마음속에서 울려퍼지는 모범답안들을 모두 물리치고, 끝까지 아내만 사랑하는 착한 남편으로 남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하..하하하

 

- 헤어짐

 

그렇게 본인아내에게 꼭 맞는 신발을 골라주고, 드레스 여신은 갈 길을 갔습니다.

고마워요 드레스 여신..

 

 

사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신겨주니까요~ 아내도 여신이 되었습니다. 저한테는 아내가 여신이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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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찍은 동영상도 정리해서 하나로 만들어봤습니다.

 

하.. 시간들여 베가스나 다른 프로그램으로 하고 싶지만.. 윈도우 기본 프로그램으로 편집을 했습니다.

1분밖엔 저장이 안되네요??? 1분씩 네번 작업을 ㅋㅋ ㅠㅜ

 

 

 

 

 

 

 

그리고, 몬세라트 수도원의 소년 합창단 동영상과

바르셀로나 대성당에서 찍은 실버 합창단 동영상은 따로 올려봅니다.

 

 

 

 

 

 

 

 

 

 

 

 

이렇게 이번 여행까지 정리를 마쳤습니다.

 

모르는 사람과도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할 수 있게 되는 여행의 마력..

 

저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이 외에도 정말 많은 대화를 하며 다녔던 것 같습니다.

 

 

혼자하는 여행이어서 더욱 그럴 수 있었겠죠?

 

 

다음에는 또 어디를 가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다음 여행을 갈망했는데.

 

 

졸업논문으로 준비중이던 허접논문이 컨퍼런스에서 Accept 되어 (사실 거의 다 Accept 되는 걸로..)

 

11월에 논문 발표를 하러 워싱턴 D.C에 가게 되었습니다. 하하!

 

다음 여행지는 미국 동부가 되겠네요.

 

 

아직 계획단계지만,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큰 딸을 데리고 갈까 생각중입니다.

 

다음 여행은 딸아이와 함께하는 미국 동부 여행이 되겠네요.

 

 

미 동부를 기약하며 일본, 스페인 여행편을 마칩니다.

 

재미없지만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