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갑자기 어떻게???
2015년 1월 ~ 2월.
3주간의 특이했던 미국 여행을 마친 저는 본분을 지키며 다시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학생(대학원)이기에 공부가 저의 본분.. 다니던 직장은 잠시 잊고 열심히 공부만 하던 그 때...
학기가 절반정도 지났을 때인가요?
자연스럽게 이런 걱정이 들기 시작합니다.
"방학 때 어디 가지?"
학기중에는 본분을 지키며 열심히 공부하지만, 방학 때는.. 놀아야죠.. 아니 논다는 말 대신에.. 재충전
'어디서 어떻게 재충전을 하지?' 라는 누가 시키지도 않은 고민을 열심히 하기 시작합니다.
하여간 공부할 땐 고민 덜 하면서, 이런 고민은 정말 끊임없이.. 듭니다.
컴퓨터만 켜면 그냥 여행지를 검색..
아내와는, 오랜만에 장모님 또는 어머니를 (또는 두분 다) 모시고 효도여행을 다녀오는 것에 기본합의를 한 상태로
어디 항공권 싸게 나온 것 없나.. 승냥이처럼 찾아다니다가. 괌으로 가는 적당히 싼 표가 눈에 보여서
그 즉시 장모님과 어머님께 연락을 합니다. 같이 가시죠!
그러나, 어머님과 장모님의 거센 저항.
저항의 논리
1) 난 아직 너희들이랑 효도관광 다닐 만큼 늙지 않았다~
2) 너희들 나랑 다니면서 나한테 애 보라고 하려고 같이 가자는 거지?
3) 나 바빠.. 너희들이랑 놀아줄 시간 없어~
저희가 다 모시고 갈테니 제발 가주세요 라고 말씀드려도 완강히 저항하시던 어머니와 장모님..
결국 모시고 가는 건 포기하고 맙니다. ㅠㅜ
대신, 다음 방학 때는 꼭 두 분 다 같이 가는 걸로.. 제가 강제로 표 끊고 준비하는 것으로 합의하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엔 부모님과도 함께.. ㅎㅎ
뭐 그렇게 부모님 모시고 방학 때 나가는 건 수포로 돌아갔고..
저희 가족만 어떻게 어디라도 다녀올까?? 하고 검색을 하던 중.
운명처럼 발견한 뽐뿌의 해외항공권 프로모션 정보..!!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ppomppu4&page=1&divpage=12&search_type=sub_memo&keyword=%C7%D7%B0%F8&no=60233)
일본출발 항공권이긴 하지만, 유럽까지 왕복항공권이 50만원정도라니!!
"여보 이리와봐요 빨리!!" 하고 아내를 불러 저 화면을 보여줬습니다.
아내가 달려와 확인을 해 보더니.. 역시 놀랍니다. 눈빛으로 아내가 동요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여보.. 가자!"
아내의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를 이용하여 여행을 득하고자 하는 깊은 뜻으로 한 말이었으나..
저보다 더 속이 깊은 아내.. 한숨을 한 번 쉬며 이렇게 말합니다.
"저번에 미국에 다녀와서도, 애들이 저 없어서 많이 힘들어했는데...
그렇다고 애들 다 데리고 유럽에 가는 건 너무 무리고..
좋은 기회고 가격이고, 앞으로 당신 살면서 방학이라는 거 있을 수도 없을테니까"
그 후에 아내 입에서 나온 말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당신 혼자서라도 다녀와요~ 내가 집에서 애들 볼께요~"
응?? 내가 뭘 잘못 들었나?
유럽을..
혼자서..
다녀오라고???
순간 만감이 교차하더군요.
1. 그래요? 그럼 그냥 혼자 갔다올께요
2. 당신 없는 여행이 무슨 재미가 있어요.. 우리 그래도 같이 가요
3. 큰 맘 먹고 애들 데리고 같이 갑시다. 좀 힘들겠지만 그래도 가족이니 같이 가요
제가 생각한 3가지의 답안 중.. 저는 2번 답변을 선택했습니다.
"당신 없는 여행이 무슨 재미가 있어요.. 우리 그래도 같이 가요"
그랬더니 아내 왈..
"여행기 쓴 거 보니까 혼자서도 신나서 잘 다니던데요 뭐~ ㅋㅋ 그냥 이번엔 혼자서 좋은 경험 하고 오세요~"
정말 한 없이 착하고, 저만 생각하는 사람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예의상 척 두 번 정도 더 권유하고 (세번은 권유해야죠) 못 이기는 척 수락합니다.
"그럼 나 혼자라도 다녀올께요.. 여보 고마워요 ㅠㅜ"
그렇게 해서 혼자만의 일본/유럽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2. 스페인은 내 운명
일단 유럽에 가는 건 정해졌고.. 많은 취항지 중 어디를 갈 것이냐가 문제였습니다.
방학기간은 약 2주.. 그 동안 여러나라는 어렵고 한 나라를 보기로 결정.
어느 나라를 갈 것이냐 매일매일 고민하며 항공권을 검색하다 보니..
항공권 가격이 매일매일 오르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보입니다. 보여.. 오릅니다. 올라
안되겠습니다. 일단 어느 나라던 한 나라를 정해야 하는데..
최종후보지였던 스페인 / 노르웨이 / 핀란드 3 곳 중에서.. 그나마 물가가 제일 싼 스페인으로 결정. (알라스카 때도 그렇지만 왜 이리 추운 곳이 끌리는지..)
그래 가보자 스페인!
카약을 통해
오사카 -> 바르셀로나 / 마드리드 -> 인천
항공권을 대략 60만원 안되는 가격에 구매합니다. (갈 땐 KLM, 올 땐 에어프랑스네요)
오사카 까지는 피치항공이나 제주항공으로 싸게 갈 수 있으니..
부산 - 오사카 - 바르셀로나 - 마드리드 - 인천으로 이어지는 항공권이 준비가 되었습니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에.. 살까말까 고민고민.. 결국 항공권은 새벽 2시쯤 구매하고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서(토요일 아침) 우연히 켠 TV에 나오는 프로그램이 바로 이것..
걸어서 세계속으로 (http://www.kbs.co.kr/1tv/sisa/walkworld/index.html)
즐겨 보는 프로는 아니지만, 아내와 볼 때마다
"저 PD는 참 좋겠어요.. 여행 다니는 게 일이니.. 게다가 지원도 잘 받고.. ㅠㅜ"
이건 다른 얘기지만, 몇 년전에 '시청자와 함께하는 걸어서 세계속으로' 신청했다 떨어진 아픈 기억도.. ㅎㅎ
무튼, 걸어서 세계속으로가 타이밍 맞춰 시작하더군요.
'오늘은 또 어떤 곳이 나올까??' 하며 보고 있는데..
"스페인 카타루냐 - 태양을 품은 황금빛 지중해" 하는 제목으로 스페인 얘기가 나오는 게 아닙니까?
http://www.kbs.co.kr/1tv/sisa/walkworld/view/vod/2357862_61924.html
표를 구매하고 일어나 바로 나오는 프로그램이 걸어서 세계속으로.. 그것도 스페인 편이라니..
아내에게 짧게 한 마디
"여보.. 이건 운명이에요"
아내 왈.. 잘 다녀오라는군요.. 그렇게 스페인과의 운명적인 만남..
그 날부로 가칭, 프로젝트 아리가또 홀라~ 가 시작되었습니다.
3. 여행 준비
여행을 가기로 했으니 이제 준비를 해야지요.
어디를 어떻게 이동할 것인지, 어디서 잘 것인지 준비를 함과 동시에
여행에 필요한 일부 물품을 구매했습니다.
우선 가장 필요한 유심!
일본용 데이터 유심 (7일동안 데이터 1.8기가 사용 가능)
스페인용 데이터 유심입니다. (30일동안 데이터 25기가 사용 가능) 스페인 유심은 데이터 한참 남겠네요.
전화는 VoIP를 이용해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외국 나가면 데이터가 더 급해서.. ㅠㅜ
그리고는 가방을 검색해 봅니다.
유럽에서 배낭은 너무 위험할 것 같고.. 앞으로 매고 다닐 수 있는 작은 크로스백을 검색하던 중
Pacsafe라는 가격도 아름답고 기능이 우월한 크로스백이 있었으나..
http://www.travelgear.co.kr/mall/m_mall_detail.php?ps_goid=6031
아쉽게도 품절상태..
다른 제품을 찾다가 마르코폴로라는 회사의 값 싼 가방 하나를 구매합니다.
바로 이 가방입니다.
물론 저는 저 모델같이 상큼한 이미지가 아니라.. 왠지 전대를 두르고 있는 아저씨의 느낌이 팍!!
그리고 여행을 저와 함께 해줄.. 신발
미국여행 때 신었던 신발은 밑창이 떨어졌고, 그 이후에 사서 지금 신고 있는 컨버스화로는 장시간 도보가 어려울 것 같아 하나 구매하였습니다.
바람 송송 잘 들어올 것 같은 아디다스 CC Fresh.
시원합니다. 정말 ㅎㅎ
아울렛에서 구입!
그리고, 이번 여행은 가서 책을 좀 읽고 싶어 책을 몇 권 준비했는데.. 다 가져갈지도 의문이고, 가져간 책을을 다 읽고 올 지도 의문입니다. 일단 준비한 책들은..
지대넓얕... 2권
1권을 재밌게 읽어서 2권도 술술 읽힐 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보는 원서..
쉐릴 샌드버그의 린인 입니다.
전공 책 말고 원서를 언제 읽었는지 기억도 나질 않네요..
예전부터 한 번 읽고 싶었던 이 책.. 가볍기도 해서 꼭 가져가 읽어보려 합니다.
오사카, 스페인 여행책
오사카는 2박 뿐이지만 그래도 어엿하게.. 프로젝트의 시작 부분입니다.
프로젝트 아리가또 홀라~
아.. 이 책은, 너무나도 재밌게 읽었던 소설 빅 픽처의 작가가 쓴 에세이입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어서 골랐습니다.
이 책의 첫 장을 펴면 어떤 말이 써 있냐 하면요..
여행은 움직이는 고해소다.
그렇게, 저만의 고해성사를 하러.. 5월 24일.. 오사카로 날아갑니다.
이번 여행 역시, 지난번처럼 (준)실시간 후기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노력은 해보려 합니다.
그럼 여기까지, 프로젝트 아리가또 홀라.. 준비완료!!
본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